웹 브라우저를 열면 세상이 나타난다.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DAUM으로 넘어가면 다음은 자신이 나의 첫 번째가 되도록 해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나에겐 이미 첫 번째가 있고, 또 당신을 첫 번째로 여기는 수 많은 브라우저들이 있으니 당신의 애원은 고려해보지 않겠어.
사각형 안에 사각형, 사각형 위에 사각형, 그 위에 또 사각형, 사각형, 계속 사각형. 엑스 버튼을 연달아 클릭하니 남은건 바탕화면. 아무런 창도 뜨지 않은 사각형 바탕은 사각형 프레임 안에 녹아 있네.
오랫 동안 방치해 두어서 감각을 잃어버렸다. 너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너에게 내 생각을 어떻게 새기는지 익숙하지가 않아.
당신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냥 이정도인지?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으면 언젠가 내가 완전히 달라져 버릴 지도 몰라.
네가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나에게 보낸 편지와, 내가 당신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들. 모두 시간 속에 얽혀서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소용돌이처럼 꼬여 있는 그 틈에 한 번 끼면 헤어날 수 없어.
Posted by Maria Agnesi
